홈 · 아침묵상

5월 1일 금요일-세상의 문이 닫히고 하늘 문이 열릴 때

5월 1일 금요일-세상의 문이 닫히고 하늘 문이 열릴 때

 

전도서 12장 4절

길거리 문들이 닫혀질 것이며 맷돌 소리가 적어질 것이며 새의 소리로 말미암아 일어날 것이며 음악하는 여자들은 다 쇠하여질 것이며

 

1. 한 주간의 일상을 마무리하는 금요일 아침입니다. 한 주간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하루를 잘 마무리하시고 주님 안에서 안식을 누리는 주말과 주일 되시길 바랍니다.

 

2. 어제 우리는 전도서 12장 3절을 통해 쇠락의 날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3. 그날은 집을 지키는 자들이 떨고, 힘 있는 자들이 구부러지고, 맷돌질하는 자들이 그치고, 창으로 내다 보는 자가 어두워지는 날이었습니다.

 

4. 이것은 우리가 아직 괜찮다고 믿고 싶어 하는 육체적 강건함이 사실은 하나님이 잠시 맡겨주신 안개(헤벨)와 같은 것임을 깨닫게 하는 경고였습니다.

 

5.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어제 묵상한 말씀의 연속입니다. 전도자는 길거리 문들이 닫히고, 맷돌 소리가 적어지고, 새 소리에 잠이 깨고, 음악하는 여자들이 쇠하여진다고 말씀합니다.

 

6. 어제 묵상한 말씀이 주로 보이는 것(시각)의 쇠락이었다면, 오늘 묵상하는 전도서의 말씀은 주로 들리지(청각) 않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7. 오늘 묵상하는 전도서의 말씀도 어제 묵상한 말씀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 방식으로 해석됩니다.

 

8. 새번역 성경은 전통적인 알레고리(비유)적 해석을 따라 오늘 본문을 다음과 같이 직역하였습니다.

 

9. 전도서 12:4(새번역) 귀는 먹어 바깥에서 나는 소리도 못 듣고, 맷돌질 소리도 희미해지고, 새들이 지저귀는 노랫소리도 하나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10. 교회의 전통적인 알레고리적 해석에 따르면 길거리 문들이 닫힌다는 것을 '귀'가 먹는 것으로 해석하고 맷돌 소리가 적어진다는 것을 치아가 빠져서 음식을 씹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11. 새의 소리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것을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작은 새소리에도 예민하게 깨어나는 노인의 불면증을 의미한다고 해석합니다.

 

12. 그리고 음악하는 여자들은 다 쇠하여질 것이라는 것은 청력이 약해져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할 수 없게 되거나, 자신의 목소리(성대)가 약해져 더 이상 찬양하거나 노래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해석합니다.

 

13. 반면 현대 성서학자들은 전도서의 이 말씀을 공동체가 무너지는 종말적 장면으로 읽습니다. 개인의 노화를 넘어, 한 사회와 공동체 전체의 황폐함을 묘사하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14. 비록 해석의 방식은 전혀 다르지만 두 해석이 서로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결국 개인의 쇠락과 공동체의 무너짐은 같은 방향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15. 현대 성서학자들의 해석에 따르면 길거리 문들이 닫힌다는 것은 모든 공적인 삶이 끊기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서로를 찾아가던 발걸음이 멈추고, 관계가 단절되고, 공동체의 활동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16. 맷돌 소리가 적어진다는 것은 일상의 소리, 살아있음의 소리, 공동체가 먹고 사는 소리가 점점 작아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17. 새의 소리로 말미암아 일어난다는 것은 얼핏 아름다운 이미지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은 깊이 잠들지 못하는 노인의 모습입니다.

 

18. 젊었을 때는 세상이 흔들려도 깊이 잠들었습니다. 그러나 쇠락의 때에는 새벽에 작은 새 소리 하나에도 잠이 깨어납니다. 깊은 안식을 누리지 못하는 상태를 나타냅니다.

 

19. 음악하는 여자들이 쇠하여진다는 것은 삶의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여자들의 노래는 승리를 축하하고, 결혼을 기뻐하고, 풍년을 감사하는 공동체의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20. 그런데 음악하는 여자들의 노래가 사라진다는 것은 인생에서 기뻐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 삶에서 아름다움이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21. 그렇다면 전도자는 왜 "그런 날"에는 이런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며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2. 전도자는 우리를 좌절과 절망으로 이끌어 무너뜨리려고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점점 쇠락할 수밖에 없는 우리를 구원하려는 것입니다.

 

23.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쇠락과 죽음의 날에 대한 그림을 더욱 생생하게 그릴수록,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 지금의 가치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24. 길거리 문들이 아직 열려 있다는 것은, 지금 우리가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맷돌 소리가 아직 들린다는 것은, 지금 우리의 일상이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25. 새벽에 깊이 잠들 수 있다는 것은, 아직 안식의 은혜를 누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음악이 들린다는 것은, 아직 삶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6. 우리는 누군가의 전화 한 통, 아침 커피 한 잔의 향기, 찬송 소리, 가족들의 웃음소리 등, 이 모든 것을 너무 당연하게 여깁니다.

 

27. 하지만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들은 사실 창조주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이 선물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기한이 있고 때가 있는 유한한 것입니다.

 

28.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들이 더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느끼지도 움직이지도 못할 그런 날이 다가오기 전에 전도자는 창조주를 기억하라고 권고합니다.

 

29. 이런 날이 오기 전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는 전도자의 권면은 우리를 겁박하는 협박이 아닙니다. 때를 놓치지 말라는 전도자의 간절하고 안타까운 호소입니다.

30. 혹시 지금 이미 '소리가 잦아드는 계절'을 지나고 계십니까? 세상의 문들이 하나둘 닫히고 나만 홀로 남겨진 듯한 적막함과 외로움을 느끼고 계십니까?

 

31. 홀로코스트의 생존자 엘리 위젤은 하나님은 고요함 속에 거하신다고 했습니다. 우리 육신의 청력이 약해질 때 역설적으로 우리 영혼의 귀는 더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32. 세상의 음악 소리는 언젠가 반드시 쇠하여집니다. 그러나 창조주 하나님께 주파수를 맞춘 영혼의 노래는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33. 육신의 맷돌질 소리가 그치는 그 순간, 우리는 비로소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서 하나님과 함께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 함께 드리는 기도 〉

인생의 시작과 마침표가 되시는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 이 아침, 분주했던 우리 삶의 맷돌 소리를 잠시 멈추고 주님 앞에 섭니다. 한때는 우리 자신의 목소리가 세상을 다 채울 듯 높았으나, 세월의 흐름 속에 거리의 문들이 하나둘 닫히고 우리가 자랑하던 힘의 소리들이 잦아드는 것을 봅니다. 주님, 이 고요함이 우리에게 두려움이 아니라 오직 주님께만 집중하는 은혜의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귀가 어두워질 때 오히려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게 하시고, 목소리가 쇠할 때 마음 깊은 곳의 진실한 기도를 드리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오늘'을 허락하셨으니, 오늘도 창조주를 기억하며 주님이 주신 인생을 기쁨으로 살아내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