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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 수요일-저들에게 포도주가 없습니다

7월 22일 수요일-저들에게 포도주가 없습니다

 

요한복음 2:3

요2:3 포도주가 떨어진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1. 새로운 하루를 시작합니다. 우리의 부족함과 감추고 싶은 사정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은혜로 품어 주시는 주님의 평안이 우리 모두에게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2. 어제 묵상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갈릴리 가나의 혼인 잔치에 제자들과 함께 초대받으셨다는 말씀을 살펴보았습니다.

 

3. 예수님을 초대한다는 것은 주님의 이름만 마음에 모시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품으시는 사람들에게도 삶의 자리를 내어 주는 것임을 묵상했습니다.

 

4. 그런데 웃음과 축하로 가득해야 할 혼인 잔치에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요2:3 포도주가 떨어진지라

 

5. 당시 유대 사회에서 포도주는 단순히 갈증을 풀어 주는 음료가 아니었습니다. 혼례에 모인 가족과 이웃이 함께 마시며 기쁨을 나누고, 손님을 정성껏 대접한다는 환대의 상징이었습니다.

 

6. 여러 날 계속되는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것은 음식 하나가 부족해졌다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7. 잔치의 흥이 깨지고, 신랑과 그 가족은 손님을 제대로 대접하지 못했다는 비난과 수치를 겪을 수 있었습니다. 기쁨으로 시작한 잔치가 순식간에 원망과 비난으로 바뀔 수 있는 위기였습니다.

 

8.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계신 잔치에서도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9. 예수님을 믿는다고 해서 모든 결핍과 실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삶에 어려움이 찾아왔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누군가의 죄나 믿음 부족의 증거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10. 혼인 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진 사건은 인간이 준비한 모든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아무리 세심하게 계획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해도 우리의 힘과 지혜와 자원은 언젠가 바닥을 드러냅니다.

 

11. 이민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낯선 땅으로 건너와 밤낮없이 수고하지만, 어느 순간 건강이 무너지고 재정이 마르며 가족의 대화가 끊길 수 있습니다.

 

12. 남들에게는 괜찮은 척하지만, 마음속에는 이미 기쁨과 소망이 바닥난 사람도 있습니다.

 

13. 문제는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사실만이 아닙니다. 그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혼자 감추며 버티는 것이 더 큰 고통이 될 때가 많습니다.

 

14. 사람들은 풍성한 잔치만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부족한 형편과 무너진 관계, 지친 마음은 감추고 싶어 합니다.

 

15.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겉모습만 보시는 분이 아닙니다. 아무도 모르는 빈 항아리와 메마른 마음까지도 보고 계십니다.

 

16. 혼인 잔치의 위기를 알아차리고 예수님께 알린 사람은 예수님의 어머니였습니다.

 

17. 요2:3b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18. 예수님의 어머니가 혼례 집안과 정확히 어떤 관계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19. 다만 포도주가 떨어진 사정을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혼례 집안과 어느 정도 가까운 관계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20. 중요한 것은 그가 혼인 잔칫집의 부족함을 발견했을 때 어떤 태도를 보였는가 하는 것입니다.

 

21. 예수님의 어머니는 사람들 앞에서 신랑 가족의 준비 부족을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사실을 큰 소리로 퍼뜨리지도 않았습니다.

 

22. 그는 곤경에 처한 사람들의 수치를 보호하며 조용히 예수님께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아주 짧게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23.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정확히 무엇을 기대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요한복음은 아직 예수님께서 어떤 표적을 행하셨다고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4. 어머니가 초자연적인 기적을 기대했는지, 아니면 아들인 예수님이 어떤 방법으로든 도와주시기를 바랐는지는 본문이 말하지 않습니다.

 

25.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부족한 현실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예수님께 가져갔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지시하지도 않았습니다.

 

26. 다만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고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습니다. 이 짧은 고백은 우리가 드리는 기도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줍니다.

 

27. 기도는 하나님께 내가 정한 해결책을 승인해 달라고 요구하는 일이 아닙니다. 기도는 나의 결핍과 두려움과 아픔을 숨김없이 하나님 앞에 내어놓는 것입니다.

 

28. 주님, 우리 가정에 기쁨이 없습니다. 관계를 이어 갈 힘이 없습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합니다. 이렇게 정직하게 말하는 것이 기도의 시작입니다.

 

29.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는 포도주가 떨어진 사람을 부끄럽게 만드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실패와 결핍을 함부로 비난하거나, 누구의 잘못인지를 먼저 따지는 공동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30. 나치에 저항했던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목사는 같은 믿음의 형제 앞에서는 경건한 척할 필요가 없으며, 자신의 한계와 결핍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때 진정한 영적 교제가 시작된다고 말했습니다.

 

31. 우리의 교회는 우리에게 포도주가 없다는 것을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32. 경제적인 어려움을 말해도 무시당하지 않고, 자녀의 문제를 나누어도 정죄받지 않으며, 마음이 무너졌다고 고백해도 따뜻하게 품어주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33. 오늘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 떨어졌는지 정직하게 살펴봅시다. 건강입니까, 관계입니까, 경제적인 여유입니까, 아니면 다시 살아갈 기쁨과 소망입니까?

 

34. 부족함을 감추느라 더 지치지 맙시다. 해결책을 다 알아야만 기도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예수님께 말씀드립시다. 주님, 우리에게 포도주가 없습니다.

 

35. 이 정직한 한마디가 우리를 수치 속에 홀로 갇혀 있지 않게 하고, 빈 항아리를 주님의 손에 맡기는 믿음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우리의 부족함과 감추고 싶은 사정을 모두 아시는 주님, 마음의 기쁨과 살아갈 힘이 바닥날 때 괜찮은 척하지 않고 정직하게 주님께 나아가게 하옵소서. 다른 사람의 결핍을 비난하거나 소문내지 않고, 그의 수치를 보호하며 조용히 기도하게 하옵소서. 우리 교회가 누구든지 자신의 아픔을 안전하게 말하고 함께 은혜를 구할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