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수요일-절망의 광야에 높이 들린 생명의 십자가
요한복음 3:14-15
요 3: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요 3:15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1. 새로운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도 우리 삶에 스며든 두려움과 상처보다 더 크신 십자가의 사랑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복된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2. 어제 묵상에서 우리는 하늘에서 내려오신 인자만이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온전히 증언하실 수 있다는 말씀을 살펴보았습니다.
3.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하늘에서 내려오신 인자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구원하실 것인지를 설명하는 말씀입니다.
4. 요 3: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5. 예수님은 이스라엘의 선생인 니고데모가 잘 알고 있었을 민수기 21장의 광야 사건을 말씀하십니다.
6. 민수기 21장에는 광야 생활에 지친 백성이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했고, 그들 가운데 불뱀이 나타나 많은 백성이 물려 죽게 된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7. 그때 하나님은 모세에게 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높이 달게 하셨고, 뱀에 물린 사람마다 그것을 바라보면 살게 하셨습니다.
8. 광야의 놋뱀 사건을 묵상할 때 매우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고통받고 있는 누군가를 향해 당신의 죄 때문에 삶에 독이 퍼진 것이라고 함부로 정죄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9. 이 사건은 인간의 삶 깊숙이 퍼져 있는 죽음의 현실과, 그 절망적인 죽음 한가운데서 하나님께서 친히 열어 주신 생명의 길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10. 뱀에 물린 백성은 자기의 능력으로 몸에 퍼지는 독을 몰아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죽음이 번지는 광야 한가운데 생명을 바라볼 수 있는 길을 마련하셨습니다.
11. 모세가 치켜든 놋뱀 자체에 마술적인 능력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생명의 길을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12. 예수님은 이 사건을 자신에게 연결하십니다. 이것은 예수님이 뱀과 같은 존재라는 뜻이 아닙니다.
13. 비유의 초점은 놋뱀과 인자가 모두 높이 들렸으며, 죽어 가는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생명의 길을 믿고 바라봄으로 살게 되었다는 데 있습니다.
14. 예수님은 인자도 들려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요한복음에서 ‘들리다’라는 말에는 매우 중요한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15. 첫째는 십자가 위에 높이 달리는 것을 뜻하고, 둘째는 바로 그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 가운데 높임을 받는 것을 뜻합니다.
16. 당시 로마 사회와 종교 권력은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을 가장 비참한 실패와 수치로 여겼습니다. 로마 제국은 십자가를 사람을 짓밟고 침묵시키는 폭력의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17. 그러나 요한복음은 그 십자가에서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지극한 사랑과 영광이 가장 찬란하게 드러났다고 증언합니다.
18. 예수님께서 인자도 들려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은 하나님께서 아들의 고통과 피를 보아야만 분노를 푸실 수 있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19. 십자가는 인간의 죄와 폭력이 만들어 낸 죽음의 자리까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들어오셔서 그 힘을 사랑으로 감당하고 변화시키신 사건입니다.
20. 십자가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고통을 멀리서 설명하신 사건이 아니라, 그 고통 한가운데로 직접 들어오신 사건입니다.
21. 예수님은 고난당하는 사람에게 저 멀리서 조금만 더 참으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배신과 조롱, 폭력과 버림받음, 고통과 죽음을 몸소 겪으셨습니다.
22. 그러므로 십자가는 상처받은 사람에게 고통을 무조건 참고 위험한 관계에 머물라고 명령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23. 십자가는 폭력을 감추는 상징이 아니라 폭력의 실체를 드러내고, 그 권세가 최종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24. 이어지는 말씀에서 예수님은 인자가 십자가에 들려야 하는 이유를 말씀하십니다.
25. 요 3:15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26. 여기서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에 관한 지식이나 교리를 옳다고 인정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믿음은 자신의 생명을 예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27. 십자가를 믿는다는 것은 고난을 미화하거나 체념하는 것이 아닙니다. 두려움과 미움과 복수가 나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예수님의 사랑을 삶의 중심에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28. 그렇다면 영생은 무엇입니까? 영생은 죽은 뒤 천국에서 끝없이 오래 사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29. 요한복음에서 영생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을 알고, 그 사랑 안에 거하면서 지금부터 살아가는 새로운 생명입니다.
30. 불안과 두려움에만 붙들리지 않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사랑을 선택해 가는 생명입니다. 오래된 상처가 미움과 복수로 굳어져 우리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게 하는 생명입니다.
31. 더 나아가 타인의 고통을 함부로 외면하지 않는 따뜻한 생명입니다. 그리고 그 어떤 죽음의 세력조차 끊을 수 없는 하나님과의 영원한 사귐이 바로 영생입니다.
32. 영생은 죽음 이후에 주어지는 미래의 약속인 동시에, 예수님을 바라보는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시작되는 가장 역동적인 생명입니다.
33. 오래된 상처가 내 마음에 남긴 것이 무엇인지 살펴봅시다. 두려움인지, 누군가를 향한 원망인지, 실패한 자신을 향한 수치심인지 주님 앞에 정직하게 고백하십시오.
34. 그 두려움과 원망이 삶의 주인이 되도록 내버려 두지 말고, 우리의 고통 한가운데로 들어오신 주님께 정직하게 내어놓아야 합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라면 전문적인 상담가를 찾아야 합니다.
35. 오늘도 우리 안에 퍼진 두려움과 미움보다 더 크신 십자가의 사랑을 바라보며, 죽음의 힘이 아니라 영생의 힘으로 살아가는 복된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생명의 길을 열어 주신 하나님 아버지, 우리 마음에 깊이 스며든 두려움과 원망을 주님 앞에 정직하게 내어놓게 하옵소서. 인간의 고통을 멀리서 바라보지 않으시고 십자가로 그 한가운데 들어오신 예수님의 사랑을 신뢰하게 하옵소서. 상처받은 이웃에게 고통을 참으라고 말하기보다 그의 곁에 머물며 생명과 존엄을 지키는 사랑을 실천하게 하시고, 오늘부터 시작되는 영생의 기쁨과 자유를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자유교회 이진우 목사
jayoochurch.com